에세이

작은 창문을 통해 세상을 보다

하루티스푼 2023. 12. 20.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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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상을 아주 당차게 살고 있다고 믿었다.

누구보다 통찰력 있게 나 자신을 바라본다고 믿었다.

이 세상을 열정적이고 열심히 살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현실은 스스로 믿고 싶었던 공상에 지나지 않았다.

스스로는 용감하다고 위로하며 세상이 두려워 벌벌 떠는 손으로 나를 보호해줄 집을 짓기위해 벽돌을 올리고 있었다

그 벽돌이 차곡차곡 쌓여 나를 보호해줄 집이 되었고, 그 집안에 들어가 나는 작은 창문 하나를 만들었다.

그 창문에 나는 얼굴을 빼꼼히 내밀고 외친다.

"겁쟁이들아 이것 봐라 난 이렇게 세상에 나와 당당히 맞서고 있단다!"

항상 무언가에 집중하기 위해선 방대한 에너지가 필요했고, 그런 에너지를 사용한 날에는 이후 스케줄을 이어갈수 없을 정도로 힘이 들었다. 도대체가 이유를 알수 없었고 그냥 집중을 많이 했나보구나 정도로만 생각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 집중을 했다는 행위는 그 집이라는 보호막을 다른 사람이 부술수 없도록 안간힘을 다해 그 집을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

 

 

정작 사람들은 나의 집을 부술 생각이 없었을 뿐더러 부순다고 부숴지는 집이였다면

애초부터 그건 나를 지킬수 없는 것이였다. 이 얼마나 낭비되는 에너지인가.

그렇다.

난 누구보다 겁쟁이였고, 두려웠던 거다.

나는 내가 성인 ADHD 인가 라고 생각도 했다. 주의력이 현저히 떨어져 기억을 잘 하지 못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되었고 심지어 한해가 지나면 작년 일은 까마득히 기억에서 멀어져 갔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그냥 이 세상이 두려워 회피하고 있었던 거다. 있는 그대로 받아드리지 못하고 매 순간 도망칠 궁리만하고 , 상처 받지 않기 위해 어떻게든 아둥바둥 사는게 내 모습이였다.

용기를 내어 세상을 마주해보니 분명 무섭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 하지만 상상속의 두려움보단 직접 마주하고 나니 생각보다 해볼만 한것 같다. 현저히 낮던 주의력도 자연스레 올라가고 그러므로 기억력도 올라갔다. 일에 능률도 오르고 정신도 뚜렷해 진다.

올한해 느꼈던 감정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수치심과 경멸이였다. 이 두가지 감정이 억압되어 있던 취약한 감정이였던 모양이다. 현실을 통한 두가지 사건으로 이 감정들은 풀려나갔다. 내 인생에 폭풍우 처럼 강력했지만 짧고 빠르게 지났다. 이제는 이 감정들이 두렵지 않다. 누군가 날 수치스럽게 하거나 경멸스러움을 가진다 하더라도 전처럼 나를 크게 흔들수는 없을것이다.

이렇게 억압된 감정들, 마주하기 힘든 감정들을 마주하다 보면 두렵기만 했던 나의 세상이 밝고 따뜻하게

느껴진다.

앞으로 다양한 나를 만나며 수많은 경험과 자유로운 또 다른 나를 발견할수 있을거라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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